http://www.sntd.co.kr/bbs/board.php?bo_table=B06&wr_id=470

[culture] 사람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곳 ...휴먼카페 그라나다
기자 : 신경진 이메일 : kjs86@sntd.co.kr 날짜 : 2013-04-03 (수) 10:44 	 


사람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곳
휴먼카페 그라나다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에 위치한 그라나다카페에는 여느 커피전문점처럼 커피만을 팔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적장애인들이 바리스타가 되어 순수한 마음과 사랑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엄선된 고급 원두와 공정무역, 단순작업에 놀라운 집중력을 지닌 지적장애인들이 맛없는 썩은 콩을 골라내 질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고용과 경제적 자립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폭리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애인들의 꿈이 실현되는 희망적인 
카페 그라나다를 찾아보았다.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 그라나다보호작업센터에서는 중증 장애인들의 직업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지난 2007월 4월부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지적장애인들이 다양한 서비스 직무를 익히면서 당당한 홀로서기를 꿈꾸는 그라나다카페다. 
카페 매니저 변지임 (27)씨는 "지적장애인들이지만 이들은 정석대로 커피를 만들기 때문에 다른 어떤 커피전문점의 커피보다도 질이 높습니다. 배운 대로 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기도 하지요. 어디에 내놓아도 우수할 겁니다"라고 자부했다. 


카페에서 근무한지 5년이 되었다는 3급 지체장애인인 김남훈(26)씨는 그라나다 카페의 마스코트다. 항상 온화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그는 지난해 바리스타 대회에 나가 입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김남훈 씨는 "항상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이 너무 재밌습니다. 우리카페 오시면 맛있는 커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라며 가게 홍보도 잊지 않았다.
그라나다는 석류라는 뜻을 지닌 스페인의 도시다. 그라나다에서 천주의 성 요한은 ‘사랑이란 마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베푸는 것’ 이라며 고통 받고 있는 이웃에게 박애와 환대로서 석류알과도 같은 사랑을 퍼뜨렸기에 이를 기리는 뜻에서 그라나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라나다보호작업센터에서는 천주의 성 요한의 환대(Hospitality) 정신에 입각하여 지적장애인의 직업능력을 개발하여 경제적 주체로서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재활상담과 음악·미술 치료, 직업교육을 통해 지적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센터는 수익사업을 위해 카페 운영은 물론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드립 백에 담아 홈페이지(granadacnt1.godo.co.kr)에서 판매하며, 우편물(DM)발송 및 임가공 작업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44명의 지적장애인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근무 평가를 통해 급여를 제공받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2011년 10월 서울시 우수 사회적기업 '더착한 서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센터 사회복지사 소라 씨는 "시에서 운영비를 지원해주지만 장애인들의 급여는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출로만 급여를 주고 있기 때문에 카페나 제품을 통한 사업 매출이 오르면 그만큼 장애인들에게 돌아가는 해택도 많아집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저희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순수한 마음과 사랑으로 손님을 응대하는 장애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힘들고 여유 없는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는 희망찬 그라나다카페가 지속되길 소망해본다.
 
취재_신경진 기자